홈서버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 중에 하나인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완전 포기했다. 여기서 말하는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삼바 쉐어 등이 아닌 Owncloud, Nextcloud 등의 데이터 싱크 서비스를 말한다.
데이터는 중요하다.
데이터를 다루는데 있어 가장 첫번째 명제다. 내가 저장한 데이터의 변형이나 파손이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면 안된다. 아직 하드디스크 고장으로 인한 대재앙은 겪어보지 않았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으로 정착했던 Seafile에서 데이터 변형(corruption)이 일어났다.
용량, 속도가 다가 아니다.
용량과 속도는 당연 개인서버가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로컬에서의 속도는 그 어떤 상용화된 서비스도 따라올 수 없는게 자명한 사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앞서 말했던 데이터 무결성의 문제도 있지만, 데이터 싱크 방법의 다양성이나 클라이언트의 안정성도 중요하다.
Owncloud, Nextcloud, Syncthing등의 클라이언트는 데이터 싱크만을 지원한다. 용량이 딸리는 노트북에서 네트워크 스토리지처럼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웹 브라우저로 접속하면 되지만, 선호하는 방법이 아니다.) Seafile은 seadrive라는 클라이언트로 서버에 저장된 내용을 마치 외장하드에 있는 데이터처럼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클라이언트를 쓰면 폴더를 선택해 싱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내가 정착한 원드라이브는 폴더를 지정해 싱크할 수도 있고, cloud-only 데이터로도 쓸 수 있다.
취미로 홈서버를 운영하는지라 100%의 업타임보다는 이리저리 뜯어보고 바꿔볼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한다. 이런 과정에서 스토리지 서버의 데이터를 옮겨야 하는 일도 왕왕 있었고, 그 과정이 경쾌하지 못했다. 백업도 너무 힘들었다. Seafile 업데이트 후 제발 잘 작동하길 바라는 것도 지쳤다.
데이터를 취급하는데 엔터프라이즈를 이길 수는 없다.
데이터의 무결성 확보, 하드웨어 고장시의 적절한 대처, 24시간/365일 가동률 등을 개인이 달성하기 매우 어렵다. 결국 이걸 추구한다면 엔터프라이즈 기어를 쓸 수 밖에 없다. Raid, ecc 메모리, high availability, 테이프 드라이브 백업 등등... 나는 홈서버를 돌리고 싶은 것이지 집에 전산실을 꾸밀 계획이 없다.
한달에 12000원으로 관리 걱정 없는 1TB의 스토리지, 준수한 클라이언트, 덤으로 오피스 정품 라이센스까지 얻을 수 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이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