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이맥 업그레이드 고민 글에서 여러가지 옵션들을 고민했는데, 며칠 전에 OWC에서 SSD 업그레이드 킷을 받아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사설 업체에 맡길 수도 있었지만 자가로 한 이유는,

  • 공임비를 아낄 수 있다.
  • 이런 근본 없는 곳에서는 아이맥 5k 퓨전 드라이브 들어있는 놈에 하드만 SATA SSD로 교체한 후, 운영체제를 그 SATA drive에 깔아버린다. PCI-e 슬랏을 써서 속도상으로 SATA와 비교가 안되는 M.2 SSD는 (용량이 충분함에도) 한순간에 보조 드라이브 신세. 전혀 기본적인 이해도 없는 단순한 뜯고 붙이기에 불과한 서비스다.
  • 게다가 그 점을 지적해서 댓글을 달았더니 글 삭제를 해버림.
  • OWC SSD 킷은 직구를 해도 (240GB까지만) 목록통관으로 관세가 없고, 환율이 비쌌음에도 배대지를 거치지 않은 배송비 포함 18만원정도 밖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아이맥을 완전히 분해, 재조립하는데 필요한 도구까지 완전히 포함.
  • 추후 복잡한 관리 없이 퓨전드라이브로 편하게 사용 가능하다.
  • M.2 슬랏에 접근이 어렵긴 하지만 내장돼있는 포트를 모두 활용 가능하다.

SSD는 대략 열흘 정도의 시간을 거쳐 배달되었고, 본격적인 설치에 들어갔다.

iMac1

디스플레이를 뜯어내면 이런 모습이다. 누가 디자인한 물건인지 딱 알 수 있을만한 깔끔함이 있다. 사실 이건 재조립하고 디스플레이를 얹기 직전이지만… 아마 양면테이프 때문에 뜯어보는게 가장 꺼려질텐데, 이 놈은 (late 2012) 애플케어가 얼마 전에 끝났으므로 미련 없이 뜯어버렸다.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iMac2

하드와 왼쪽 스피커 탈거 후의 모습. 여기서 팬, 오른쪽 스피커, 파워 모듈을 추가적으로 탈거하면,

iMac3

이렇게 메인보드를 들어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iMac3

메인보드까지 들어낸 모습. 사진 중앙 아래쪽에 비어있는 M.2 슬랏이 보인다. 여기에 OWC SSD를 장착 후 퓨전드라이브 구성을 해주면 끝.

이 과정에는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 21인치 아이맥에는 (적어도 2012년형은) 퓨전드라이브 구성을 CTO로 하지 않은 이상 M.2 슬랏이 없다. 27인치에는 퓨전드라이브 CTO 여부에 관계 없이 기본적으로 달려있다.
  • 분해 및 재조립은 몇가지의 툴만 있다면 어렵지 않다. 게다가 OWC SSD와 함께 키트로 딸려 온다. 여기 포함된 것들만 있다면 다른건 필요 없다.
  • 다음 비디오를 참고하면 매우 편하다. 분해 및 재조립에 총 소요된 시간은 1시간 미만이었다.
  • 퓨전드라이브 구성 방법은 Back to the Mac 블로그의 관련 글을 참고하였다.
  • 속도는 시퀀셜 읽기 500MB/s, 쓰기 300MB/s 정도가 나온다.
  • 꽤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27인치 아이맥의 덩치도 상당할 뿐더러 탈거한 디스플레이를 모셔둘 공간까지 필요하다.
  • 속도를 보면 알겠지만 2012년형은 SATA 규격 M.2다. 시중에 판매되는 M.2와는 규격이 다르고, 애플 규격 M.2를 사용해야한다. 다른 애플 제품에서 뜯어낸 M.2 SSD나 OWC에서 애플 규격으로 생산한 제품만 설치 가능하다.

성능은 만족스럽다. 내가 기대했던 부팅 시간과 앱의 로딩 속도가 나오고, 전체적인 반응 속도가 올라가면서 익숙한 환경이지만 새 컴퓨터를 산 느낌이라 좋다. 원래 있던 하드를 유지한 채 M.2만 추가해주길 잘 한듯. 이번에 이 작업을 하면서 마이 클라우드 3TB도 같이 구입해서 타임머신 백업 시스템도 구축 했다. 내가 생각한 셋업이 거의 완성된 것 같다. 이제 돈 쓸 일 없었음 좋겠다.